Skip to content
자유게시판

감정 증폭제

42대 임현철, 2011-06-03 16:08:33

조회 수
146
추천 수
0

인간은, 적어도 한국의 인간들은 빠르게는 17세 이전부터, 느리게는 20세가 넘어서 감정 증폭제를 복용한다. 고속터미널이 고터가 되는 줄임말의 유행 속에서 이 감정 증폭제는 '술'이라는 약어로 불리는데 기쁨은 더 큰 기쁨으로, 슬픔은 더 큰 슬픔으로 증폭시켜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일단 이 약은 효과가 빠르고, 과다복용하지만 않으면 부작용도 적으며(성인병 어쩌고 하는 먼 부작용을 이야기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코를 파면 콧구멍이 넓어진다는 가설마냥 귓등으로 흘려듣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 없이도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시중에 나와있는 모든 제품은 시럽 형태이다. 혹시나 시럽이 아니라 알약 또는 가루약 형태로 된 제품이 있다면 제보해주길). 다만 이 약은 제품 어디에도 써 있지 않은 큰 부작용이 하나 있는데, 내면의 가장 깊은 감정을 정확히 찾아 증폭시키기 때문에 표면의 거짓 감정의 증폭효과를 바라고 복용해도 원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나는 기쁘다고 아무리 중얼거리며 복용해도 슬퍼질 때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차라리 복용하지 않는 편이 도움이 된다. 과다복용시에는 감정이 천지창조 전의 카오스처럼 '아무 것도 없었다' 상태로 돌아가는데, 너무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우주 탄생 이전의 모습을 짜릿하게 시간여행했을 뿐이니까.

 

2009.08.23

임현철

 

========================================================================================================

 

전 詩는 잘 모릅니다. 읽고 싶은데 잘 읽히지도 않고 (그래서 한 번 읽히면 지칠 때까지 읽어두죠) 어렵고...

 

하지만 줄글은 잘 읽습니다. 대학에 온 뒤로 오 년쯤 쉬지 않고 책을 접했더니 요즘 들어 '아 내가 중급 독자 수준은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술. 왜 먹습니까.

 

산악인이 아니니 "술이 거기에 있으니까" 같은 답변은 말구요. ("돈이 지갑에 있으니까" 라는 답변은 환영)

 

전 보통 즐거울 때 더 즐겁게 놀자고 먹긴 합니다만

 

요즘은 늘 즐거워서 지갑이 갈수록 얇아지네요. 오늘도 한 잔 하러가는데.

 

혹시나 위와 같은 부작용에 시달리시는 분들. 다른 약을 복용해 보세요.

 

이를 테면 강, 산, 바람, 꽃, 나무...

42대 임현철
록 스피릿!!!!

3 댓글

운영자

2011-06-03 16:20:22

정말 모를 사람들은 술을 파는 사람들.
이 좋은 것을 다른 무엇과 바꾸려 하다니.

- 오마르 하이얌

42대 권영현

2011-06-03 16:21:06

돈이 지갑에 있으니까

42대 이범희

2011-06-03 20:58:52

술꾼

목록

Page 24 / 26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5월은 푸르구나, 만료일은 5월 19일.

3
운영자 2015-05-12 643  
  공지

공지는 꼭 읽어주세요 (어플 포함)

| 안내 13
운영자 2011-04-20 1351 3
  56

오늘은 현수군에게 심심한 위로를..

| 일반 4
  • file
42대 이범희 2011-06-03 211  
  55

선후배 체육대회

| 일반 3
47대 양자형 2011-06-03 160  
  54

감정 증폭제

| 일반 3
42대 임현철 2011-06-03 146  
  53

오늘은 종혁이의 집회였습니다

| 일반 3
42대 이범희 2011-06-03 157  
  52

기차여행 같이 떠나실분 모집합니다

| 구합니다 4
42대 이범희 2011-06-02 206  
  51

정말... 정원욱 선배님

| 일반 2
48대 노현수 2011-06-02 172  
  50

우리는

| 일반 4
42대 임현철 2011-06-02 154  
  49

드디어 홈페이지 주소가 바뀌었군요

| 일반 2
42대 이범희 2011-06-02 141 1
  48

생 존 신 고

| 일반 6
46대 여인택 2011-06-01 157  
  47

[글옮김] 레드캡투어 채용 공고 (34대 최재한) ~6.05

| 구합니다 8
운영자 2011-06-01 231  
  46

어제...

| 일반 7
44대 반경모 2011-06-01 191  
  45

이보게 친구님들

| 일반 3
42대 권영현 2011-05-31 181 1
  44

16대 김익배선배님 모친상

| 경조사 4
47대 양자형 2011-05-31 163  
  43

충무로에서 이회장과 행복..?한 ㅋㅋㅋㅋ

| 일반 7
47대 양자형 2011-05-30 193  
  42

일일주점이 끝나고...

| 후기 7
47대 양자형 2011-05-28 188  
  41

동아리

| 일반 2
42대 임현철 2011-05-28 156  
  40

연애편지

| 일반 2
42대 임현철 2011-05-28 144  
  39

동방 컴퓨터 바탕화면.jpg

| 일반 6
  • file
42대 이범희 2011-05-25 212 1
  38

멋진 홈페이지 입니다

| 일반 3
  • file
42대 이범희 2011-05-25 155  
  37

사진 정리. 언제까지 공지에 매달려 있게 할 텐가

| 상경in 6
운영자 2011-05-25 261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유인용 트랩 : 절대클릭하지 마십시요. 클릭하시면 블랙홀에 빠집니다. Do NOT follow this link or you will be banned from the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