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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감정 증폭제

42대 임현철, 2011-06-03 16:08:33

조회 수
155
추천 수
0

인간은, 적어도 한국의 인간들은 빠르게는 17세 이전부터, 느리게는 20세가 넘어서 감정 증폭제를 복용한다. 고속터미널이 고터가 되는 줄임말의 유행 속에서 이 감정 증폭제는 '술'이라는 약어로 불리는데 기쁨은 더 큰 기쁨으로, 슬픔은 더 큰 슬픔으로 증폭시켜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일단 이 약은 효과가 빠르고, 과다복용하지만 않으면 부작용도 적으며(성인병 어쩌고 하는 먼 부작용을 이야기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코를 파면 콧구멍이 넓어진다는 가설마냥 귓등으로 흘려듣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 없이도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시중에 나와있는 모든 제품은 시럽 형태이다. 혹시나 시럽이 아니라 알약 또는 가루약 형태로 된 제품이 있다면 제보해주길). 다만 이 약은 제품 어디에도 써 있지 않은 큰 부작용이 하나 있는데, 내면의 가장 깊은 감정을 정확히 찾아 증폭시키기 때문에 표면의 거짓 감정의 증폭효과를 바라고 복용해도 원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나는 기쁘다고 아무리 중얼거리며 복용해도 슬퍼질 때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차라리 복용하지 않는 편이 도움이 된다. 과다복용시에는 감정이 천지창조 전의 카오스처럼 '아무 것도 없었다' 상태로 돌아가는데, 너무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우주 탄생 이전의 모습을 짜릿하게 시간여행했을 뿐이니까.

 

2009.08.23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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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詩는 잘 모릅니다. 읽고 싶은데 잘 읽히지도 않고 (그래서 한 번 읽히면 지칠 때까지 읽어두죠) 어렵고...

 

하지만 줄글은 잘 읽습니다. 대학에 온 뒤로 오 년쯤 쉬지 않고 책을 접했더니 요즘 들어 '아 내가 중급 독자 수준은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술. 왜 먹습니까.

 

산악인이 아니니 "술이 거기에 있으니까" 같은 답변은 말구요. ("돈이 지갑에 있으니까" 라는 답변은 환영)

 

전 보통 즐거울 때 더 즐겁게 놀자고 먹긴 합니다만

 

요즘은 늘 즐거워서 지갑이 갈수록 얇아지네요. 오늘도 한 잔 하러가는데.

 

혹시나 위와 같은 부작용에 시달리시는 분들. 다른 약을 복용해 보세요.

 

이를 테면 강, 산, 바람, 꽃, 나무...

42대 임현철
록 스피릿!!!!

3 댓글

운영자

2011-06-03 16:20:22

정말 모를 사람들은 술을 파는 사람들.
이 좋은 것을 다른 무엇과 바꾸려 하다니.

- 오마르 하이얌

42대 권영현

2011-06-03 16:21:06

돈이 지갑에 있으니까

42대 이범희

2011-06-03 20:58:52

술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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